췌장의 베타세포(췌도)가 파괴되어 인슐린 분비가 안 되는 난치성 질환인 ‘1형 당뇨병’. 1형 당뇨병 환자들은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하는 능력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 주는 치료가 필수적이다.인슐린 주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당뇨병케톤산증으로 인한 쇼크부터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신증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하지만 1형 당뇨병은 ‘중증난치 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증난치질환의 정의는 ‘치료법은 있으나 완치가 어렵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사망 또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여 진단 및 치료에 드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질환’이다. 1형 당뇨병은 이러한 중증난치질환의 정의에 대부분 부합한다. 그럼에도 중증난치질환 지정이 거부되고 있는 이유는 ‘연간 의료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다.현행 선정 기준은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연 100만 원 이상 드는 경우’다. 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인슐린뿐만 아니라 24시간 급변하는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자동주입기 등의 의료기기와 소모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연간 의료비에는 인슐린 가격만 포함되고, 의료기기와 소모품 등은 요양비로 분류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1형 당뇨병 환자의 연간 의료비는 100만 원이 안 된다고 평가받고 있다.
1형 당뇨병 환자의 현 상황은?그럼 의료기기와 소모품 등을 모두 합하면 얼마일까. 환우회에 따르면 요양비를 포함하면 1형 당뇨병 환자들의 연간 평균 본인 부담 의료비는 ‘300만 원’ 수준이다. 환우회는 “높은 본인부담 의료비로 인해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전적인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요양비를 지원되는 현 의료체계에서 △최초 입원 시 연속혈당측정기를 외부에서 구입해 와서 의료진에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점 △처방전을 받고 서류를 준비해 요양비를 신청하는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 △요양비로 환급받기는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비용을 먼저 지불해야 한다는 점 등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환우회의 설명이다.이에 환우회 김미영 대표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은 병원 외래 진료와 인슐린 처방만으로는 병을 치료, 관리할 수 없다. 의료기기와 소모품을 이용하여 수시로 혈당을 체크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관리해야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전문의가 처방한 의료기기나 소모품 비용은 의료비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난치 질환에 대해 산정 특례제도나 본인부담상한제 등을 도입한 취지를 살린다면 1형 당뇨병은 반드시 중증난치질환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1형 당뇨 관리에 필수, 연속혈당측정기?인슐린자동주입기란?1형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자동주입기’란 무엇일까. 먼저 연속혈당측정기는 팔이나 복부의 피하지방에 작은 센서를 부착하여 세포 간질액의 포도당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기다. 피를 내지 않는 비침습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손끝을 바늘로 찔러서 측정하는 방식과 비교하여 통증, 출혈 등의 문제가 없다. 또, 스마트폰이나 전용 수신기 등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혈당 수치 및 흐름을 볼 수 있다. 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 체크를 자주 할수록 평균 혈당 수치를 유지하고, 저혈당, 고혈당을 미리 대처하는 데 도움 된다. 따라서, 통증 없이 실시간으로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가 필요하다.인슐린주입기(인슐린 펌프)란 인슐린은 지속적으로 주입해 혈당을 조절하는 기기를 말한다. 인슐린 펌프의 가장 큰 장점은 인슐린을 세밀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의 미세한 양의 차이에 따라 고혈당과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면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주사 요법에 비해 통증과 번거로움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즉,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자동주입기는 1형 당뇨병 환자의 건강은 물론, 편리성, 삶의 질 향상까지 책임지는 기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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